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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나향 이야기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by 죽나향 2023.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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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 곳 - 염리동 그리고 아현동. 염리동은 내가 서울이라는 곳에 살게 된 첫 번째 땅이다. 국민학교 3학년 때 어리숙한 모습으로 도착하여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다. 친구의 시작도 이곳 염리동 산꼭대기에서 시작하였고, 각종 놀이(다방구, 비사치기, 자치기, 알까기 등)도 이곳에서 배웠고, 짜장면과 콜라도 이곳에서 처음 접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을 뒤로하고, 이제 뒤를 조금 되돌아보는 나이가 되었는지.... 내가 지나온 과거의 모습들이 궁금해진다.

 

이날 2호선 이대입구역에서 나와 대흥동 대흥극장이 있던 곳을 경유하여 숭문중학교를 거쳐 염리동으로 접어든다. 재개발 지역에서 제외되고 낙후된 시설 및 주거환경과 우범지대로의 우려로 인해 염리동은 서울시가 최초로 범죄예방 디자인사업지역으로 선정되어, 염리동 소금길이라는 명소를 만들어 냈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염리동 소금길은 숭문중, 고등학교 정문과 염리시장을 사잇길로 이대입구 쪽으로 걸어가면(숭문중고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위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노란색의 소금나루 간판을 만나며,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노란색 중앙선? 과 구불구불하고 좁은 오르막을 만나게 된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너저분했던 분위기를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전환하였고, 밤길의 두려움에서 걸으며 대화하고 운동하고 즐길 수 있는 길로 탈바꿈한 것이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염리동 소금길은 과거 염리동이 마포나루를 오가던 소금장수들이 살았던 곳이라 붙은 이름이다. 염리동 소금길의 이미지 컬러(Image color)는 노란색이다. 바닥에 그어진 노란색 중앙선, 안내문 그리고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하는 비상벨 및 가로등도 노란색으로 다듬어졌다.

 

아래 사진은 소금길의 안내도이다. 시간관계상 저 노란색 길을 모두 돌아보진 못하고 소개를 목적으로 한 장 담아봤다. 안내도에 나의 모교인 한서국민학교(한서초등학교)도 보인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중간중간에 적절하게 자리 잡은 화분들과 화단이 오르는 이에게 시각적 선물을 제공한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염리동 소금길이 유명해졌다. 인터넷 검색창에 염리동 또는 소금길 치면 소개된 블로그가 꽤 많다. 진사들에게는 하나의 이야깃거리가 된다. 나 역시도 추억을 찾는다는 목적 외에 출사지로서의 목적도 없지는 않았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작은 화분에 금계국이라는 푯말이 눈에 든다. 하지만 금계국이 자라는 공간 치고는 너무 작다는 생각이 든다. 금계국은 다 자라면 키가 제법.....ㅎ 직접 보질 않아서 모르겠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세월이 흘러 덩굴장미가 크게, 그리고 굵게 자라면 이 길을 지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아마도 진사들에게 인기가 꽤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기가 조금 안 맞아 장미의 화려한 붉은 기운을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염리동 소금길을 다시 찾는다면 이 사다리형 아치는 변화의 모습을 꼭 확인을 해보고 싶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노출된 하수가 이렇게 처리되었다. 어딜 가나 이 담배꽁초는.......ㅠㅠ 우리네 진사님들이라도 제발 출사지에서 담배꽁초 아무 데나 버리지 말자고요!~~~~~ 꾸벅!!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짐작이 가는 담벼락을 발견한다. 한서....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인터넷을 검색해 본다.

 

한서국민학교

한서국민학교(아니 초등학교....... 이거 입에 배어 잘 고쳐지질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쓰던 딴지는.....ㅎㅎ)는...

  • 1945년 11월 1일 개교하였다.
  • 1978년 10월 음악지도 최우수학교 교육감 표창
  • 1990년 12월 31일 학교경영 우수 서부교육구청장 표창
  • 1995년 12월 27일 서부교육청 교육장 우수학교 표창을 받았단다.
  • 1996년 3월 한서초등학교로 교명을 개명하였으며,
  • 1998년 12월 7일 학교평가 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

주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대흥로 24바길 27(염리동 24-140)로 되어있고, 학교를 상징하는 나무는 향나무, 꽃은 라일락으로 되어있다.

 

학교 앞 정문에서 한참을 담아봤다. 지금도 오르막은 변함이 없으나 과거보다는 완만해진 것으로 보인다. 눈이 오면 소사아저씨(요즘은 경비아저씨라고 하지만 그때는...)가 연탄을 던져 아이들 넘어져 생기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무척 애쓰셨다.... 그때는 염화칼슘이 없었나?........^^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사일구 문구점! 그때 있었던 문구점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학교 정문 앞 사일구 문구점~~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모교 한서국민학교에 들어왔다. 그저 차분해지는 마음을 느끼며 여기저기를 유영한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옛날 그 건물들은 모두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로...., 운동장의 높이도 조금 더 높아진 듯.....,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제자리멀리뛰기를 해도 닿을 수 있을 듯..... 운동장이 좁아졌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학생들의 작품이다. 각각의 분에는 이름들이 적혀있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학교를 벗어났다. 학교를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길가에 자리 잡았던 많은 문방구는 다 어디 갔는지... 아쉽다. 당시에도 컸던 염산교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문방구로 기억되는 곳곳을 점령해 버렸다. 도로 주변의 건물들이 모두 교회로 흡수된 느낌이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채 위태롭게 간판이 매달려 있다. 그때도 있었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연희노인대학(그렇게 기억)이 서울노인대학교로 이름이 바뀐 것인가? 서울한서초등학교, 연희유치원, 서울노인대학교,....... 그리고 염산교회 - 이정표도 교회 것이 가장 크다. 새마을 문방구 바로 앞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새마을 문방구 건너편에 자리 잡은 이발소, 구둣솔로 머리를 감겨주던 옛날 기억이 떠오른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아마도 이 자리가 할렐루야 문방구였을 것이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국민학교 3학년 때부터 6학년까지 살았던 그 집이 아직도 남아있다. 바뀐 것이라곤 대문만 바뀌었다. 아마도 그때는 나무대문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옛 우리 집 건너편.

처음 이곳으로 이사 갔던 국민학교 3학년 때는 근대화 연쇄점, 이곳을 떠나올 때쯤 현대화 연쇄점으로 이름을 바꾸어 운영했던, 그 당시 이 동네에서 가장 큰 슈퍼마켓이었다. 지금의 건물용도는 겉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염리동 과거 우리 집에서 아래동네를 바라다본다. 계단이 가파르고 높아 어릴 적에는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간혹 엄마의 손을 잡고 시장을 갔다 올 때면 올라오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어 집에 도착하면 고생의 대가로 댐뿌라 하나정도는 얻어먹을 수 있었다. 계단 끝에는 동해장이라는 중화요릿집이 있었는데, 국민학교 4학년 때 짜장면값이 120원이었다. 멀리 희미하게 붉은색 벽돌건물처럼 보이는 충정로역의 종근당 빌딩이 보인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위 사진의 계단을 내려오다가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해바라기를 목을 꺾어 담아본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내가 너무 힘겨워 보였나....... 그런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야옹~~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아현시장 입구에서 옛 생각을 두리번거리며 깜빡 셔터를 눌러버린다.

염리동 소금길과 추억의 모교 한서초등학교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아마도 또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 이곳을 다시 찾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지인과의 약속장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1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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