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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나향 이야기

남부순환로의 시흥IC 야경

by 죽나향 202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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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순환로(옛날 남부순환도로)를 아십니까? 김포공항과 잠실 방이동을 연결하는 꽤 오래된 도로입니다. 서울의 동서를 잇는 도로로는 대표적으로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가 있지만, 그 보다 훨씬 더 오래전, 남부순환로는 서울의 동서를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도로였습니다. "만일 지금의 내부순환도로가 없다면?"과 "그 당시 남부순환로가 없다면?"은 동격일 겁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는 자동차 전용도로지만 남부순환로는 일반도로입니다. 강변과 올림픽대로는 처음부터 무료도로였지만 남부순환로는 처음에 유료도로였습니다. 신월 IC, 오류 IC, 시흥 IC, 서초 IC, 수서 IC를 통과하는 남부순환로는 오류 IC와 시흥 IC 사이쯤에서 통행료를 받았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초기에는 사람이 직접 통행료를 받았으며 통행료를 지불하는 어른들은 한결같이 불평불만이었지요. 이것도 어렴풋한 기억입니다만 통행료가 너무 비싸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른들은 통행료를 지불할 때 직원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동전을 곧게 건네주질 않고 일부러 바닥에 떨어뜨리는 사람도 있었지요.ㅠㅠ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기계가 통행료를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을 통행료로 활용했으며, 통행료 수거기계는 운전자가 던진 동전이 기계 속으로 잘 들어갈 수 있도록 커다란 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행료 수거기계 바닥에는 잘 못 던져진 동전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는.....

동전을 준비하고 동전을 던진 후, 어른들은 꼭 한 마디씩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골~~ 인!"

"차는 잘 나가서 좋은데 너무 비싸!"

 

 

아래 사진은 남부순환로에 있는 시흥 IC를 어두운 밤에 찍은 것입니다. 남들은 벌건 대낮에 잘도 찍으러 다니지만, 먹고사는 문제로 낮시간 사진촬영은 사치 찬란한 일이었고, 다행히도 밤시간에 조금 시간이 나면 카메라 들고나갔었지요. 야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야경밖에 없었습니다.

라이브뷰(Live View)가 안되던 소니의 알파 900(SONY A900)으로 빌딩의 옥상, 그것도 옥상 난간에 서서 가녀린 삼각대에 의지한 채 목숨 걸고 한 장 찍었습니다.

 

나 어릴 적, 어른들이 운전해 달리시던 남부순환로 시흥 IC를 이제는 죽나향이 두 딸을 태우고 달립니다. 시흥 IC를 지나면서 두 딸에게 꼭 한 마디씩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너희들이 지나고 있는 이 시흥 IC를 저기 저 빌딩 난간에 서서 목숨 걸고 찍은 사진이 한 장 있단다....."

 

시흥IC
시흥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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