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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이야기

브레게를 오마쥬한 로만손 - ROMANSON(로레게)

by 죽나향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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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많이 좋아하긴 하나보다. 월화수목금토일... 이렇게 하루에 한 개씩, 7개를 사모으고 나서 이제 그만 구입해도 되겠다. 아니, 이제 사치는 그만! 했었는데.....

눈에 든 지 이틀 만에 기어이 이 녀석을 손에 넣고 말았다. 사실 이번만큼 빠른 결정은 없었던 것 같다. 과거의 경우 시계가 눈에 들면 관련기사를 검색하고, 금액대를 확인하고, 실물을 직접 보며 착용해보고, 그리고 혹여 충동구매는 아닌지,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참고 참은 후, 한 달 후에도 처음의 감정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 고집을 부려서라도 구입을 강행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 단 이틀 만에 구입을!

 

그럴만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시계 컬렉션이 취미라는 이유로 용돈을 많이도 퍼 날랐던 시기가 끝난 지 꽤 오랜 기간이 흘렀다. 이건 설득의 기회, 측은지심을 부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2. 누가 봐도 디자인이 심플하면서 이뻤다.

3. 저렴해도 너무 저렴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교체비용 정도?

4. 코로나로 인한 무미건조한 휴가 등

 

 

 

이번 시계는 로만손 - ROMANSON -이다. 로만손은 스위스 북동부의 로만시온 - ROMANCION -이라는 도시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있었던 해에 탄생했으며,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다. 당시 해외 유명 메이커들의 제품의 수입규제가 풀리면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로만손의 경우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로만손은 국내보다 해외 수출에 역점을 둬 난국을 타개했으며, 그 결과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기반으로 2003년에는 '제이에스티나'라는 패션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다. 전속모델이 김연아...

로만손은 이제 제이에스티나라는 주얼리 업체에 서브 브랜드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로만손은 몰라도 제이에스티나는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1988년 앞에 'Since'를 붙여도 Since라는 단어가 가볍게 보이지 않을 정도의 역사를 가졌지만 시계보다는 주얼리가 대세다. 시계 마니아로서는 좀 안타깝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명맥을 이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로레게의 페이스

흰 판이다. 이 디자인에 검판이나 청판은 과한 도전이다.

 

베젤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골드 및 핑크 골드 색상도 있었지만 가짜 금보다는 진짜 스댕이 좋다.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로마자 인덱스도 마음에 든다. 안정감에 있어 아라비아 숫자를 앞선다. 다만 폰트가 조금 굵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로만손 로고가 자리한 원은 기요쉐 패턴으로 채워져 있다. 그 원의 바깥쪽, 즉 로마 인덱스가 자리한 원은 선레이 기법이 자리했다. 둘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으며 여기에 브레게 핸즈, 블루핸즈가 더해지면서 자연스레 브레게의 오마쥬가 되었버렸다.

 

로만손 로고의 아래 사파이어 - SAPPHIRE - 라는 단어는 좀 불만이다. 케이스가 골드였다면 사파이어 자리에 GOLD가 들어갈 판이다. 물론 글라스 중 가장 고가이며, 경도가 높아 스크래치에 강하고 빛의 투과율이 높아 가장 선호하는 재질이라 하더라도 고작 유리 재질이 이름을 결정지은 점은 과하다는 생각이다.

 

여섯 시 방향의 SWISS MADE가 나를 깜짝 놀라게 한다. 로만손은 국내 브랜드인데?..... 하지만 자세히 보니 SWISS MADE가 아니라 SWISS QUARTZ다. 무브먼트가 스위스 론다 1069 쿼츠이기에 그렇게 표기했나 보다. 하지만 나처럼 SWISS MADE로 잘못 보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KOREA MADE, MADE IN KOREA, DESIGNED BY ROMANSON 이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스몰 세컨즈의 크기와 위치가 매우 안정적이다. 하지만 인덱스의 인쇄 위치가 적절하지 않아 1초에 한 번씩 멈추는 초침이 동그란 인덱스를 향할 때 일치하지 않는 점은 매우 아쉽다. 초침이 물 흐르듯 움직이는 기계식 시계만 주로 착용하다가 초침이 멈춰 가리키는 인덱스가 분명한 쿼츠를 착용하면 이 부분이 많이 거슬린다.

 

러그의 굵기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39mm인 케이스를 생각한다면 좀 얇다는 생각이다.

 

또한 크라운의 크기가 너무 작다. 배터리 교환주기 내에는 크라운을 만질 일이 없긴 하지만 시각적인 안정감은 없다. 작아도 너무 작다.

 

핀 버클의 디자인이 인체공학적이지 못하다. 곡선을 선택한다든지 중간에서 일정 각도를 주어 손목을 기준으로 바깥으로 뻐드러지는 현상이 없도록 해야 하지 않았을까?(아래 사진 참조) 

인체공학적이지 못한 버클 디자인

SPEC

1. 무브먼트 : 스위스 론다 1069

2. 케이스 지름 : 39mm

3. 케이스 두께 : 6.5mm

4. 러그 투 러그 : 45mm

5. 밴드 규격 : 20mm

6. 케이스 재질 : 스테인리스 스틸

7. 글라스 : 사파이어 크리스털

8. 방수 : 3 ATM

9. 블루 핸즈

 

6.5mm의 얇은 두께

전체적 내용이 불만으로 가득하다. 불만만 나열해서 그렇지 그 외는 모두 합격점을 주고 싶다. 무엇보다 깔끔한 디자인 - 드레스 워치로는 그저 그만이라고 생각된다. 아~ 한 가지가 빠졌다. 극강의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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