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죽나향 이야기

아웃포커싱을 위한 세가지 방법

by 죽나향 2022. 8. 20.
728x90


아웃포커싱(Out focusing)은 Out(벗어나다, ~의 바깥)과 Focusing(초점)이 만나 이루어진 합성어이며, Focusing은 Focus에 ing가 붙은 초점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써, 아웃포커싱은 '초점이 벗어난', '초점의 바깥'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다. 즉 사진에서 상이 선명하게 찍히지 않고 흐릿하게 찍힌 부분을 우리는 '초점에서 벗어났다'하여 '아웃포커싱 처리되었다'라고 한다. 인위적으로 흐릿하게 찍힌 부분이 있다면 사진작가의 의도가 있을 것이고, 주피사체와 배경 모두 흐리게 찍혔다면 잘못된 사진일 것이다. 우리는 사진을 보고 인물이 선명하지 못하게 찍힌 사진을 '초점이 안 맞았다', '핀이 나갔다'라고 말한다. 가령 인물은 초점이 잘 맞았고 배경이 흐르게 표현되었다면 배경은 아웃포커싱 처리가 되었기 때문이며, 이는 사진작가의 의도가 담긴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또한 초점이 맞는 구간이 길면(넓으면) 심도가 깊다고 말하고, 초점이 맞는 구간이 짧으면 심도가 얕다고 말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인물 사진을 한장 찍어보고자 한다. 피사체는 인물과 배경이 있다. 주피사체인 인물은 아름다운 여자이며, 부피사체인 배경은 복잡한 도심 한복판이다. 도심 한복판이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람이 원하는 훌륭한 배경이 아니라 판단되어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아웃포커싱 처리)하고 인물만 부각하고자 한다. 즉, 여자만 선명하게 찍고자 한다. 사실 이런 상황의 사진은 실생활에서 많이 만나게 되는 상황이며, 일부러 장소를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면 대부분 배경이 흐리게 처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여자 친구 사진 한 장 멋지게 찍고 싶은데, 배경을 아웃포커싱 처리했으면 하는데.... 방법이 있으니 한번 알아보고자 한다.

아웃포커싱을 인위적으로 표현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있다.
1. 렌즈와 피사체는 가깝고, 피사체와 배경은 멀수록
2. 조리개를 개방할수록(조리개 수치를 낮출수록)
3. 망원렌즈일수록(초점거리가 멀수록)
이다.



그럼 하나 하나 살펴보기로 하자.
1. 렌즈와 피사체(종이컵)는 가깝고, 피사체(종이컵)와 배경(멀리 보이는 지저분한 벽면)은 멀수록
아래 두 장의 사진은 핸드폰(아이폰12 미니)으로 찍은 사진이며, 종이컵을 제외한 핸드폰과 나머지 피사체는 모두 고정되어 있다. 즉, 종이컵의 위치만을 옮겼을 뿐이며, 두 사진 모두 초점은 종이컵에 맞추어져 있다. 여기서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사진은 배경이 흐리고, 두 번째 사진의 배경은 첫 사진에 비해 훨씬 선명하게 나왔다. 이 결과는 주 피사체인 종이컵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렌즈와 종이컵은 가깝고, 종이컵과 배경 사이의 거리가 먼 사진의 배경이 초점이 흐른 것(아웃포커싱 처리-첫 번째 사진)을 알 수 있다.

아이폰12 미니, 종이컵을 스마트폰에 가까이

 

아이폰12 미니, 종이컵을 배경에 가까이


*핸드폰이나 카메라 없이 이 현상을 체험해보자. 손톱을 눈에 가까이 다가가 보자. 이왕이면 선명하게 볼 수 있는(포커스가 맞는) 최대한 가깝게 손톱을 위치해보자. 초점이 맞았다면 초점은 손톱에 고정해 두고 배경의 흐림 정도를 느껴보자. 배경의 흐림 정도를 확인했으면, 이번에는 팔을 최대한 멀리 뻗은 상태에서 손톱에 초점을 맞춰보자. 초점이 맞았다면 마찬가지로 배경의 선명함을 느껴보자. 배경의 흐림에 차이가 있다면 제대로 체험한 것이다. 카메라나 사람의 눈이나 원리는 한 가지다.



2. 조리개값(F)이 작을수록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경우 대부분 조리개값을 조정할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카메라의 경우 대부분 조리개값을 조정할 수가 있다. (참고로 조리개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다)
조리개값(F값)은 카메라에 어떤 렌즈가 부착되는가에 따라 최소값과 최대값이 달라지지만, 보통 F1.4, F2.0, F2.8, F4.0, F5.6, F8.0, F11, F16, F22, F32 정도로 구분된다. 카메라에서 표시되는 가장 작은 수치, 앞의 예라면 F1.4를 선택하면 배경의 흐림이 가장 큰 아웃포커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즉, 배경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배경 흐림 효과를 맛볼 수가 있다(이를 조리개 최대 개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조리개의 최대 개방 시 사진의 해상도 문제 발생은 논외로 함). 그리고 이 '조리개값이 작을수록'의 조건은 1번 항목의 '렌즈와 피사체(종이컵)는 가깝고, 피사체와 배경의 거리가 멀수록'의 조건과 함께라면 그 효과는 커진다.

첫 사진은 조리개값(F값)이 3.5고 두 번째 사진의 조리개값은 32다. 조기개값이 3.5인 첫번째 사진의 경우 배경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아웃포커싱 현상이 잘 나타나 있다(심도가 얕다). 조리개값이 32인 두번째 사진에는 배경에 토끼가 아닌 또 다른 인형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심도가 깊다).

SONY A7 mk2 + Tamron 180mm Macro Lens, F3.5

 

SONY A7 mk2 + Tamron 180mm Macro Lens, F32




3. 망원렌즈(초점거리 멀다)일수록
렌즈는 초점거리(mm)에 따라 표준렌즈와 광각렌즈 그리고 망원렌즈로 구분하다. 일반적으로 표준렌즈에는 35mm, 50mm가 있으며, 광각렌즈는 35mm보다 넓은 화각을 가지면 광각(廣角)으로 구분하고, 망원렌즈는 50mm보다 좁은 화각을 가지면 망원(望遠)으로 구분한다. 수치가 클수록 망원 즉, 멀리 있는 피사체를 가깝게(크게) 표현할 수가 있다.
아래 사진의 두 사진 모두 같은 조리개값(F11)과 카메라, 렌즈, 피사체, 배경, 이 모두가 움직임이 없는 공통사항을 갖는다. 초점거리만 달라졌다. 첫 사진은 200mm의 초점거리, 두 번째 사진은 70mm의 초점거리로, 두번째 사진의 70mm보다 더 망원의 경우인 초점거리 200mm가 배경 흐림 즉, 아웃포커싱이 잘 표현된다고 하겠다.

SONY A7 mk2 + Sony 700-200, F11, 200mm

 

SONY A7 mk2 + Sony 700-200, F11, 70mm


1번 항목, 2번 항목, 3번 항목의 조건이 모두 합쳐진다면 아웃포커싱의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스마트폰의 성능이 나날이 좋아져 무거운 카메라를 소지하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은 감안한다면, 세 가지 항목 중 1번의 경우만이 스마트폰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많이 아쉽다.

위와 같이 아웃포커싱을 위한 방법 및 조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몇 장의 사진과 짧은 글로 다소 이론적인 부분을 쉽게 설명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어떤 용어를 어디까지 이용해야 하는지가 얼마나 어려운 선택인지를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글을 읽고 아웃포커싱의 개념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사진에 적용하시는 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728x90

'죽나향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펜맨의 전자수첩 NEX2  (0) 2022.08.24
민중서관의 옛날 영어사전  (0) 2022.08.22
회수권과 토큰 이야기  (0) 2022.08.22
제34회 서울 한서초등학교 졸업앨범  (0) 2022.08.20
패러글라이딩의 흔적  (5) 2022.08.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