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을 만드는 일을 거의 1년 정도 했기에 카페가 한옥이라면 작품성이 궁금해서라도 달려갑니다. 한옥이 거기서 거기인 것 같지만 저마다의 양식이 조금씩 다르고, 정성을 얼마나 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작품성은 확연히 달라지며, 어떤 소나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월의 흐름에 변화가 따르는 까다로운 건축물이어서 봐도 봐도 끝이 없는 것이 바로 한옥입니다. 마침 안산에서 식사를 마친 탓에 안산에 있는 카페를 검색했는데, 한옥과 관련된 카페가 있어 당장 내비게이션에 카페명을 입력합니다. '카페 유일'이라고.
남편이 한옥 일을 좀 했다고, 아빠가 한옥을 좀 공부했다고, 가족들 역시 한옥 카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도착했는데.....
"목적지에 도착했고 안내를 종료한다"는 안내가 있었지만 한옥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몹시 당황스럽습니다. 뒤에 차가 기다리고 있어 '일단 비켜주자' 싶어 좌회전을 했는데 그곳은 다름 아닌 카페 유일의 주차장이었지요. 엉뚱한 곳에 도착한 것이 아닌가? 하고 잠시 내비게이션을 의심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티맵(T-Map)입니다.ㅎㅎ
손님이 많았는지 주차장이 꽤 넓었는데도 주차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어찌어찌 주차를 하고 발견한 카페 유일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네요. 한옥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만의 뇌피셜을 말하자면 아주 오래된 디긋자(ㄷ) 한옥이 있었고, 세월이 흐름에 보수가 되고, 그래도 여기저기 비가 새니 기와를 들어내고, 그 보수는 현대식이어서 한옥의 모습은 조금씩 잃어가고, 또 세월은 흐르고 또 보수공사는 진행되고..... 급기야 한옥의 상징인 기와는 온데간데없고, 한옥의 흔적이라고는 인방과 서까래만이 남아 있었지요.ㅠ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카페 유일은 한옥이 아닙니다. 한옥의 흔적이 조금 남아있는 허름한 건물일 뿐입니다!! 저처럼 한옥을 기대하고 방문하여 실망하시는 분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상호 : 카페 유일
주소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꽃우물1길 16-4 화정동 562
전화번호 : 010-2455-1312
오픈 : 12:00
클로즈 : 22:00(주문은 21:30까지), 일요일은 21:30까지
주차장 : 넉넉하지는 않음
화장실 : 안들어감(남녀공용)
반려동물 동반가능
한옥카페로 소개되어 있음
단가 : 비싸지도 싸지도 않음. 적당함
도착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기와 대신 양철 스레트 지붕을 가진 카페 유일의 모습니다. 손님들이 건물밖에까지 나와 그늘을 찾습니다.
이곳이 분명 카페 유일이 틀림없다고 한번 강조합니다. 포토존으로 보이는데 그 위치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뒷배경으로 카페 유일의 모습이 담기는 위치였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화장실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문이 열리지 않으면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 안에서는 노크를 할 수 없어요"
즉,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려면 안에 있는 사람을 한 번쯤은 당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진정한 한옥의 모습은 오간데없고 가장 먼저 현대식으로 바뀌어야 할 화장실은 예전 방식을 고수하는 카페 유일입니다. 게다가 남녀공용입니다. 저는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빠른 개선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노크를 하지 않아도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 가능하게 해야지요!
아래 사진은 주문하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문을 여는 시간은 12시부터, 문을 닫는 시간은 밤 10시까지랍니다. 다만 주문은 9시 30분까지라고 합니다. 일요일은 30분 일찍 폐점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주문하는 곳입니다. 매우 좁아요~
주차장 옆이며 건물의 뒤안길입니다. 실내가 좁은 관계로 마당과 건물 주변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한옥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사진입니다. 실내로부터 시작하여 곧게 뻗은 서까래가 세월의 흐름에 검게 그을렸습니다. 흰색의 벽을 둘러싼 검게 변색된 나무는 인방과 기둥입니다. 지금 자세히 보니 초석의 흔적이 없어 보이네요.ㅠㅠ
우리 가족이 주문했던 음료입니다.
티라미슈 라떼, 말차 아인슈페너, 쵸코 베리 케이크입니다.
제 것으로 주문된 티라미수 라떼는 제 입맛에 딱!입니다. 달고, 부드럽고, 강하지 않고.... 근래 가장 만족스러운 라떼였지요^^ 딸아이가 주문한 말차 아인슈페너는 실패였습니다. 아마도 잘못 주문한 것으로 보입니다. 맛을 보라길래 아주 조금 입에 넣었는데... 너무도 쓴맛에 양을 줄여주는 도움을 주질 못했네요. 케이크는 평범했고요~
화정동 562, 카페 유일 핸드드립 전문점, 낡은 것을 고수하는 것과 비용의 절감으로 탄생한 것들의 흔적, 이것이 카페 유일의 컨셉인가 봅니다.
내부 공간이 워낙 좁아 마당의 한가운데에 넓은 평상을 마련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었으나 아직까지는 햇살이 따가워서 마당 한가운데는 아무도 자리하지 않았네요. 초상권 침해 문제로 사진에 없지만 툇마루에도 방석과 소반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곳은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가 있기에 몇몇 손님이 자리했지요.
하늘에 노출을 맞추고 나머지는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일부러! ㅎㅎ 건물의 형태가 보이시나요? 디귿자(ㄷ) 형태입니다. 바람이 많고 추운 곳에서 만들어지는 한옥의 형태입니다.
뒤안길에는 과거 어떤 용도로 이용되던 것들이 이용가치를 잃고 편리함이라는 것들에게 자리를 빼앗겼네요. 옛날식 창호입니다.
정리해 봅니다. 음료의 맛이 출중합니다. 핸드드립 전문점이라는 말처럼 라떼의 전문점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케이크도 맛나게 잘 먹었고요^^
다만 부족한 점이 보이는데요.....
1. 주차공간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2. 처서를 지나 백로를 막 지나는 날에는 마당의 평상도 툇마루도 나름의 운치 있는 공간이겠지만 한여름과 겨울철에는 좁은 실내로 잠입해야만 합니다.
3. 무엇보다 화장실 문제는 개선되어야 할 겁니다. 실제로 안을 보면 상상과는 달리 깨끗할 수도 있겠지만, 본문에서 언급한 문제점만큼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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