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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기타

기타의 뒤판, 원목(솔리드-Solid)인지 확인하는 법

by 죽나향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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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내가 가진 기타가 원목인지 아닌지에 대해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주변에서 '기타는 적어도 솔리드(Solid) 기타 정도는 되어야 맛이 나지~', '기타 가격이 ?원 정도면 올 솔리드(All Solid) 기타를 구입할 수가 있어~' 등의 솔리드 기타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구입한 기타는 ?원 넘게 구입했으니 당연히 올 솔리드겠네?'라고 생각하지만 대개의 경우 그것을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기타의 자재가 원목이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합니다.

 

우선 기타의 자재로 이용되는 나무는 모두 정목제재된 나무여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정목 제재되어야 할 나무는 기타의 앞판으로 이용되는 스프르스나 시더가 있으며, 뒤판과 옆판으로 이용되는 브라질리언 로즈우드, 인디언 로즈우드, 단풍나무, 마호가니, 코코볼로, 지리코테 등이 있으며, 지판으로 이용되는 흑단, 넥과 힐의 자재로 이용되는 마호가니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타 내부의 보강목은 주로 앞판에 이용되는 나무가 사용되고, 새들과 헤드 마감으로 이용되는 나무는 뒤판과 같은 나무를 이용합니다.

이들 나무들은 주로 차가운 지역에서 자라는 소프트 우드(Soft Wood)와 주로 더운 지역에서 자라는 하드 우드(Hard Wood)로 구분됩니다. 기타의 앞판으로 이용되는 스프르스나 시더가 소프트 우드에 해당되며, 뒤판, 옆판, 지판, 넥으로 이용되는 자재가 하드우드에 해당됩니다.

소프트 우드의 경우 대부분 침엽수로서 춘재와 추재의 구분이 분명하여 나이테가 선명하지만, 하드우드의 경우는 대부분 활엽수로서 나이테가 보이질 않습니다. 나이테가 없는 것이 아니라 건기와 우기에 따른 나이테가 존재하지만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번 리뷰에서는 나이테가 선명한 침엽수로 예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아래 사진1은 제가 상상 속의 나무 하나를 그린 그림입니다. 적당한 높이에서 잘린 나무의 단면에 가상으로 제재를 해 봅니다. 'A'는 무늬결이며 나이테가 그려낸 무늬를 감상하기에 좋은 제재방식이며, 'B'는 곧은결로 나이테가 직선으로 뻗은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는 제재방식이며 이 방식이 정목제재 방식입니다. 기타의 자재로 이용되는 나무의 제재방식은 모두 곧은결을 위한 정목제재 방식입니다.

나무결 구분 - 무늬결과 곧은결
사진1

 

 

정목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기타의 앞판과 뒤판이 원목인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기타에는 정목제재, 즉 곧은결 자재만 이용된다고 했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 설명부터는 무늬결로 제재된 나무로 설명하겠습니다.

아래 사진2의 왼쪽은 위 사진 1의 'A'에 해당되며, 오른쪽은 'B'에 해당됩니다.

무늬결곧은결
사진2

 

 

아래 사진3의 목재가 기타의 뒤판으로 이용된다고 가정해 봅니다. 지금은 한 장의 나무로 2면이 존재하지만, 사진상의 가로선으로 판재를 켜게 되면 두장의 판재가 탄생하며 면이 총 4면이 생깁니다. 그 네 개의 면은 각각 'a', 'b', 'c', 'd'로 정합니다. 자르기 전에는 'a', 'd'면만 존재합니다. 현재 사진 3상에서 'a'은 보이질 않고 'd'면만 보이신다면 잘 따라오시는 겁니다.^^

 

아주 예리한 칼로 선을 정확하게 켤 수 있다면, 잘린 면의 'b'와 'c'면의 무늬결이 거의 일치될 것입니다. 하지만 칼로 불가능한 일이지요?ㅠㅠ 톱날의 두께가 약 3mm인 전동톱을 이용하여 아래 사진3의 판재를 반으로 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3

 

 

반으로 켜진 나무입니다. 이제 'a', 'b', 'c', 'd'로 네개의 면이 생겼습니다. 다만 위 사진 3에서는(켜기 전에는) 판재의 두께가 24mm였던 것이 아래 사진처럼 반으로 켜고 나니 각각 10mm로, 두장의 판재를 포개어도 20mm밖에 되질 않습니다. 이유는 전동톱의 톱날에 의해 약 3mm의 손실, 지저분한 톱날 자국을 없애기 위해 각각 0.5mm씩 대패 작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즉, 24mm = 10mm + 10mm + 3mm + 0.5mm + 0.5mm입니다. 이해되시나요?

사진4

 

 

작업된 'b', 'c'면이 보이도록 펼쳤습니다. *이 두장의 판재는 정교하게 접착되어 기타의 뒤판을 이루며,  'b', 'c'면은 뒤판 중 보이는 부분으로 이용됩니다. 어떻습니까? 좌우 대칭이 잘 되고 있는지요?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그것은 위에서 언급한 4mm의 손실 때문입니다. 4mm가 없어지면서 기타 뒷판의 데칼코마니 효과를 조금 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진5

 

 

기타의 뒷판에서 보이는 부분인 'b', 'c'면을 잘 보이게 찍어봤습니다. 좌우 무늬 대칭의 아쉬움은, 아주 얇은 톱날이면서 후속 마무리 작업인 대패 작업이 필요 없을 정도의 정교한 톱날, 그리고 정밀도 있는 기계가 있다면 최대로 줄일 수가 있을 겁니다.

사진6

 

 

다음은 'd', 'a'면입니다. 이 부분이 기타의 사운드 홀(Sound Hole)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기타의 뒤판입니다.

사진7

 

 

'd', 'a'면을 잘 보이도록 정면에서 촬영한 사진 8입니다. 무늬의 패턴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위의 'b', 'c'면보다는 아쉬움이 더 큽니다. 이유는 위 사진 3에서 그어진 가로선에서 멀리 떨어진(그래봐야 12mm지만) 무늬결이기 때문이며, 이 면이 잘 안 보이는 기타의 안쪽면(사운드 홀에서 보이는 면)으로 이용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진8

 

 

실제 기타에서는 예시로 보여드린 무늬보다 훨씬 적은 편차를 보일 겁니다. 그 이유는...

1. 위에서 언급한 4mm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리뷰에서 보다는 많이 할 것이고,

2. 제 경우 판재가 24mm에서 10mm로 변했지만 24mm보다 적은 치수에서 시작할 것입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뒤판의 자재를 톱밥과 대패밥으로 버리지는 않을 겁니다. 참고로 실제 기타 뒤판의 최종 두께는 약 3mm 미만입니다.

3. 그리고 예를 들었던 위 자재는 모두 무늬결이지만, 실제 기타의 자재로 이용되는 나무는 정목제재된 곧은결이기 때문에 무늬의 편차는 훨씬 더, 훨씬 더 많이 줄어들 겁니다. 아마도 사진 1의 'B'나, 사진 2의 오른쪽인 곧은결로 예를 들고 작업을 했다면 좌우 무늬의 편차에 대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b', 'c'면(기타에서 보이는 뒤판면), 'd', 'a'면(사운드 홀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뒤판면)의 차이가 없었을 겁니다. 굳이 무늬결로 예를 든 이유까지 이해하셨다면 그린 그림, 작업, 타이핑의 보람이 있겠네요.^^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기타의 앞판이 원목인지 확인하는 법

- 사운드 홀의 단면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2. 기타의 뒤판이 원목인지 확인하는 법

- 사운드 홀에서 확인한 무늬의 패턴이 기타 바깥 쪽에서 보이는 무늬의 패턴과 같은지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정목제재된 자재라면 뒤판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무늬결의 패턴이 유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3. 나머지 부분(넥이나 지판)은 단면이 숨겨져 있지않고 개방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며, 또한 이 부분은 합판을 이용하지도 않습니다.

 

 

아주 오래전, 자작 기타를 만들 때 찍어둔 사진을 어렵게 찾았습니다. 이 사진이 이렇게 이용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ㅎㅎ 반대쪽 사진은 아쉽게도 찾질.....ㅠㅠ

 

 

음..... 기타가 올 솔리드라고해서 반드시 좋은 기타는 아닙니다. 연주를 해 봤더니 기가 막히게 손에 잡히는 기타가 있습니다. 탄현을 해보면 손톱에 차~악! 감기는 기타가 있습니다. 기타줄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기타가 연주자에게 맞아서입니다. 그 기타가 올 솔리드면 어떻고 합판으로 만들어진 기타면 어떻습니까?

기타의 자재, 원목 확인하는 방법을 설명했지만 '아는 것이 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부족한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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