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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기타

자작 클래식기타 소개합니다

by 죽나향 2023.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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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오래전에 만들어 정확히 언제 만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20년은 넘은 자작 클래식기타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취미가 다양하다 보니 확 불타 올랐다가 쉽게 꺼지고 다른 취미를 즐기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다시 다른 취미로 넘어가고.... 를 반복하다가 어느 날 기타 제작 취미로 돌아왔네요. 두 번의 경험이 있었기에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있는 상태에서 매우 뜨겁게 열정이 불타 올라 정말 명기 하나 만들어 내는 줄 알았습니다.ㅎㅎ

 

작은 경험과 큰 열정으로 시작한 클래식 기타 자작, 첫 번째와 두 번째와는 다르게 많은 시간이 투자되었습니다. 약 1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소요되었고, 알고 있는 기타 제작자의 공방을 오가느라 기름값도 엄청나게 소비되었지요. 지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배우는 입장이라 갈 때마다 식사대접하느라 지출이 어머어마했네요. 그 비용 다 합치면 그리도 꿈꾸던 스페인 기타 제작자의 명기하나를 구입할 수도, 기타 제작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공구를 구입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공방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기타 제작에 필요한 공구가 전무했기 때문이었는데..... 

 

당시 제가 가진 공구라고는,

줄(야스리),

철자(15, 30, 50cm),

오목가위,

샌드페이퍼,

0.25mm 등대기톱,

칼.......

대패도 하나 없이 열정만으로! 진정한 수手제製품品이네요.ㅎㅎ 정말이지 정성 하나는 세계 최고였고 자재 또한 최고급만을 구입, 사용했습니다.

 

 

 

조금 깊이 있게 아시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앞판 : 시더(스기)
옆판 및 뒤판 : 지리코테 
지판 : 흑단(에보니)
네크 : 마호가니
헤드머신 : 길버트
형식: 미국의 명공 로버트 락 카피
현장 : 650mm....입니다.

 



완성된 기타는 한동안 잘 관리되다가, 또 다른 취미 생활과 직장문제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지요. 세월이 많이 흐른 어느 날 자작 클래식기타를 개봉해 봤습니다. 하얗게 빛나야 할 줄에는 부식이 되었는지 검게 변한 부분이 여러 군데였지만, 조율을 해보니 그래도 소리는 제대로 나더군요. 걱정되었던 넥의 변형도 전혀 이상 없이 원래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었네요. 그 흔한 실리카겔, 지렁이 댐핏도 없이 말이지요..... 쩝!!

자작한 기타라 다른 기타보다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사진을 취미로 삼았던 시절, 몇 장 찍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사진 어렵게 찾았습니다. 기타라는 악기가 생긴 것이 뻔하여 좀처럼 멋들어진 사진을 만나기가 어렵더군요. 그냥 소파에 기대어 놓고 증명사진을 찍기에는 좀 그렇고 해서 나름 제작하면서 고생했고 신경 썼던 부분을 골라봤습니다.


헤드 모양은 제가 많이 좋아했던 호세 라미레스 콘서트형을 모방했습니다. 모방이지만 정교함은 원판보다 우월합니다.ㅎㅎ

 

 

줄감개(헤드머신)는 제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당연하지요? ㅎㅎ 줄감개를 선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 대만제 3만 원짜리 하나 달아주려고 했다가, 세계 최고의 수제품 로져스를 달아주려고 했다가 주문하면 2년 걸린다는 말에 포기하고, 슬론을 달아주려다가 내구성이 쪼끔 떨어진다는 누구의 예기를 듣고 후보에서 제외시키고, 국산 한창을 달아줄까 하다가 내 정성에 비해 너무 초라한 것 같고...... 하여간 기타 제작 시작부터 거의 끝날 때까지 약 1년을 고민 고민하여 선택한 길버트 헤드머신입니다. 길버트도 역시 선택사양이 다양하여 고민하다가 줄이 감기는 부분은 흰색 롤러로 기어 부분의 장식도 원목 흑단(에보니)으로 처리하려다가 초록의 자게가 맘에 들어 그렇게 했고, 직접적으로 손이 닿는 부분인 버튼은 인조상아(상아는 국제 거래금지 품목입니다)로 할까 하다가 그래도 원목이 더 좋지~~ 해서 흑단으로 정했습니다.
플레이트 역시 고민을 많이 했지요~~ 검은색도 있지만 그래도 순금 도금인 번쩍번쩍 이......ㅎㅎ

 

 

상현주와 하현주는 물뿔소를 잘라 만든 것입니다. 이 부분 역시 상아가 최고이긴 하지만, 오래전에 국제 거래금지 품목으로 지정되면서 구입을 할 수 없습니다. 음.....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는 있었지만..... 금액이 넘사벽이라.ㅠㅠ

모자이크는 일본에서 수입한 나름 해상도가 높은 녀석을 선택했습니다.^^

 

 

기타의 내구성과 변형을 막기 위해 참 많은 기술이 집중되는 곳입니다. 보통 기타의 명칭으로는 힐이라고 하는 부위입니다. 옆판 뒤판 앞판 그리고 넥이 결합되는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허리! 바로 허리 부분이라고 해도 과장됨이 전혀 없습니다. 다른 부분도 매한가지지만 특히 힐에 사용되는 나무의 건조는 매우 중요합니다. 팽창과 수축이 거의 없어야 합니다. 저렴한 기타의 힐 부분이 쪼개지는 이유 중 1순위가 잘 건조된 나무가 아닌 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바인딩도 전부 원목으로 처리했습니다.^^~

 

 

언제 다시 굳은살 배겨가며 기타를 연주할 날이 올까? 싶지만, 그래도 간혹 개봉하여 먼지라도 털어주고 목소리 점검이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율만 하고 졸려서 잠을 청하는 날이 대부분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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