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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나향 이야기

똑딱이의 끝판왕 소니 알백삼(SONY RX100mk3)을 추억하며

by 죽나향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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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샀다가 되파는 법이 없다. 공산품이라고 내 것과 네 것이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자제품이든 장비든 내가 사서 내가 사용하다 보면 내 물건에 정이 쌓이고 세월이 흐르면 그 물건도 나를 닮아간다. 자연히 1년 전 물건, 10년 전 물건, 30년 전 물건..... 집안 구석구석에 쌓여간다.

 

나의 짧은 카메라 역사는 소니 알파 300(SONY A300)으로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에 필름카메라를 사용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했다. 이유는, 일단 필름값이 비싸고 현상과 인화를 하는 과정에 또 다른 비용이 든다. 게다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사진을 전시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도,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감성을 현상해서 확인하는 순간까지 지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진을 찍는 재미가 디지털에 비해 덜하다. 뭐 그러다 보니 알파 300으로 인해 사진의 감성을 알기 시작했고, 컷수도 늘기 시작했고,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사진이 올려지기 시작했다.

 

처음 카메라를 구입하면 평생 쓸 줄 알았다. 그러나 세월이 좋아져 카메라는 더 이상 광학기계가 아니라, 오늘 구입하면 내일 후회하는 전자제품이 되어버렸다. 내일은 더 좋은 제품이 더 저렴하게 출시되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 300을 지닌 채로 소니 알파 900(SONY A900 - 일명 구박이)을 구입했고, 두 녀석을 지닌 채 RX100m3(SONY RX100 mk3 - 일명 알백삼)을 구입했고, 세 녀석을 지닌 채 알파 7- 2(SONY A7mk2)을 구입했다. 먼저 사서 먼저 정을 줬던 녀석들을 장터로 보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지만...... 현실은 인정사정없이 정을 줬던 녀석들을 장터로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알파 300은 지인에게 급하게 넘기는 바람에 미처 사진 한 장 박아두질 못하고 안녕을 고했다. 그때 적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던 것일까? RX100 mk3의 경우는 사진을 담아뒀다. 그리고 담은 사진은 장터에 소개하는 사진으로도 활용되었다. 아쉽지만 사진을 좋아하는 분께 입양된 것 같아 참 다행이다.

 

 

 

아래 사진을 찍기 며칠 전에 SONY A7 mk2의 개봉기를 찍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카메라를 카메라로 찍는 것에 대한 어색함이 없다. 편안함 마음으로 보낼 녀석을 담는 느낌...... 음..... 뭐라고 해야 하나..... 한국말 참 어렵다. ㅠㅠ

SONY RX100mk3
SONY RX100mk3

 

 

끈(손목 스트랩)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샷이다. 끈을 제거하고 담을까도 생각해 봤다. 밋밋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닌가?.......ㅎㅎ 어쨌거나 이 손목스트랩의 위치를 잡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다.

SONY RX100mk3
SONY RX100mk3

 

 

RX100 mk3는 구입해서 현재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A7 mk2와 똑같은 UI(User Interface)를 가지고 있다. 기능도 거의 같다. 빠지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더 작은 체구와 더 작은 센서를 가졌고, 렌즈가 붙박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전자적인 진화 즉 UI가 매우 직관적이고 세련되었다는 점은 A7 mk2를 구입하고야 알았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A7 mk2를 구입하고 이것저것 만지는 과정에서 거의 매뉴얼이 필요 없을 정도였으니..... 만듦새도 참 좋았다. 아니 만듦새는 A7 mk2보다 많이 더 좋았다. 나에겐 참 좋은 서브바디였다.

SONY RX100mk3
SONY RX100mk3

 

 

구입해서 개봉했던 순서와 반대로 포장을 하면서 담은 사진이다. 따라서 박스포장 완제품의 사진이 마지막 사진이다. 이렇게 포장된 상태로 구매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소니 알백삼(SONY RX100mk3)
SONY RX100mk3

 

 

SLR 장터(밤 11시가 훨씬 넘은 시각)에 올린 지 1분도 안되어 문자가 왔고, 1시간이 안되어 예약자가 생겼다. 그리고 다음날 출근길에 알백삼은 다른 주인에게 양도되었다. 지금쯤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음..... 머지않은 시간에 또 다른 바디 하나를 정성스럽게 카메라에 담아야 할 날이 올 것 같다. 떠나보낸 RX100 mk3의 흔적을 나의 공개된 일기장에 남기며.........^^[1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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