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2일
시간이라는 선물이 내 앞에 한 바가지 쏟아져 있다.
선물을 수습하기 위해 주섬 주섬 카메라를 챙긴다.
그리고 무작정 차를 몰아 주차장을 나선다.
어디로 가야 하나~
마땅히 떠오르질 않는다.
바운더리를 좁혀보자.
길바닥에 시간을 방생하지 말자.
너무 많이 걷지 말자.
주차장이 있어야 한다.
피사체가 난해하지 않아야 한다.
.....
선유도 당첨!
선유도는 내게 그리 멀지 않고, 차를 이용하여 접근이 용이한 사진 찍기 편안한 곳이다.
잠깐 사이에 양화한강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변은 회색빛도시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카메라를 챙겨 선유도로 향한다.
모드를 흑백으로 전환하여 싸늘한 초겨울의 느낌을 담아보고자 했다.
선유교에 근접했다.
인상 찌푸린 하늘에 비해 선유교를 오가는 사람은 많았다.
기다리기로 했다.
찰칵!
쌀쌀한 날씨임에도 야외촬영을 하는 팀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코스프레 분장을 한 팀도 만났다.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요?" 그들은 준비된 대답이었는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ㅠㅠ
또 다른 팀을 만난다.
원형극장 바로 옆이다.
실내에서 망원으로 캔디드포토 해버렸다.
더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있지만 얼굴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노출되어 대체품인 아래 사진으로 올린다.
겨울에 사진빨 좋은 피사체, 자작나무
날씨와는 상반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선유교에 사람이 너무 많다.
해가 역광으로 기울었는데 인파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좋지 않은 장면에 쓸데없이 셔터질을 많이 했나 보다.
배터리가 바닥이다.
요즘은 비둘기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난간 바로옆에서 카메라를 들고 무아지경에 빠져있는데...
갑자기 푸드덕거리는 소리에 놀라보니 난간에 비둘기가 한 마리 앉아있다.
잠시 후에 비둘기 한 마리가 더 날아든다.
사람인 나를 경계하는 기색은 전혀 없어 보였는데,
정작 지들 비둘기끼리는 경계를 한다.
사람으로서 매우 자존심이 상한다.
비둘기 사진 이후 선유교 위를 걷는 사람들의 실루엣을 담고자 셔터를 누르는 순간 경고 문구가 뜬다.
배터리 아웃~~~!!
멀리 주차장에 차가 있고, 차 안에는 백팩이 있고, 그 백팩 안에는 완충된 배터리가 하나 있지만,
갔다가 다시 오기에는 무리가 있다.
늘 그렇듯이 또 이 말을 남기고 포스팅을 접어야겠다.
"약간의 아쉬움은 다음번 출사를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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