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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기타

기타리스트 오승국 & 페르난데스 듀오 콘서트(심산아트홀)

by 죽나향 2023.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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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오승국(Guitarist Oh Seoung-Kook)

1957년 인천에서 태어난 한국이 자랑하는 기타리스트 오승국은 12세에 김용대 선생님에게 수업을 시작하였다. 16세에 한국기타 협회 주최 전국기타 콩쿠르에 입상하여 일찍이 재능을 인정받았으며, 1978년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의 데뷔독주회를 성공리에 마치며 국내정상의 연주가로서 성장하는데 발판을 마련하였다. 82년 3월 스페인으로 기타 유학을 떠나기까지 3회의 독주회와 10여 차례의 초정연주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기타 애호가와 음악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는 기타의 고장 스페인에서 그의 기타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82년 마드리드 왕립음악원 기타 학과 6학년(전 8학년)에 입학한 그는 나르시소 예페스의 대를 잇는, 세계적인 연주가인 에우 헤니오 곤잘로 교수에게 3년간 사사를 받으며 기량이 일취월장하였고 5명의 본선진출자(스페인, 칠레, 일본, 베네쥬엘라)를 물리치고 영예의 대상을 획득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다. 그 후 칠레와 페루 등 남미를 순회하며 기타의 양대산맥인 남미기타를 몸소 체험하면서 한국 기타리스트의 우수성을 그곳에 소개하는 계기가 되었다. 87년 캐나다 토론토 기타 페스티벌에 초정되어 세계적인 연주가인 존 윌리암스, 미콜라 등과의 만남은 그에게 음악을 한 차원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토론토의 로이 톰흔홀에서의 연주회와 채널 4TV한국에서의 출연연주는 한국교포들을 물론 캐나다 사람들에게 그가 이미 국제적인 연주가임을 입증하였다. 85년 마드리드 왕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불세출의 천재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럿셀과의 만남은 연주뿐만 아니라 기타 교육적인 면에서 그의 눈을 뜨는, 그에게 있어 일대 사건이었다.

1990년 3월 귀국독주회(백남음악관)를 시작으로 세종문화회관 소강당,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리사이틀 홀 등에서의 독주회와 수원, 천안, 부천, 충주 등지에서의 초정독주회 등에서 그의 기량을 보여주었으며, KBS관현악단, 서울 시향등과 10여 차례 협연을 하였다. 또한 EBS 기타 교실을 진행한 바 있으며, 현 국제예술대학교 기타과 교수로, 마드리드 기타 음악원 원장으로 후진양성에 힘쓰고 있다.

 

 

에드와르도 페르난데스(Eduardo Fernandez)

우루과이 몬테비데오(Montevideo) 출신의 초인적인 천재 기타리스트 에드와르도 페르난데스(Eduardo Fernandez)는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서 부단한 노력과 활동으로, 그야말로 세계 톱 기타리스트이다. 그는 7세 때부터 그의 스승인 아벨 칼레바로(Abel Carlevaro), 귀도 산토소라(Guido Santorsola), 그리고 헥토르 토사(Hector Torsa) 등 유명 교수들에게서 지도를 받으며 이미 연주자로서의 기초를 다졌다.

1971년 우루과이 기타 콩쿠르에서의 최우수상을 획득함과 동시에 1972년 브라질 뽀르또 알레그레(Porto Alegre) 기타 콩쿠르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그 이듬해 스페인 기타 콩쿠르(Andre Segovia Competition in Mallorea)에서도 그랑프리를, 1975년 프랑스 파리에서 라디오 프랑스가 주최한 파라 국제기타 콩쿠르에서도 역시 최고의 상을 수상하였다.

1977년 뉴욕 카네기홀에서의 데뷔로 세계적 천재 기타리스트의 명성을 얻기 시작하였으며, 그 후 1983년 런던 위그모아홀의 성공적인 데뷔 후 DECCA와의 장기 레코딩 계약을 하여 바흐에서부터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총망라 녹음을 하였다.

또한 에라또(Erato) 라벨로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산더 마르코프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2개의 CD안에 수록하였고, 일본 기타리스트인 신이치 후쿠다와 데논(Denon)과 듀오로 CD와 DVD를, 아르테 노바(Arte Nova)에서 "바흐와 19세기의 로맨틱 기타 음악" 등을 녹음하는 등 100여 종이 넘는 음반을 제작하였다. 그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콘서바토리에서 교수로 일을 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망한 음악 매니지먼트 뉴욕의 쇼 콘서트의 아티스트로 존 윌리암스와 합께 연주도 하였으며, 매년 유럽은 물론 전 미주, 일본, 한국, 홍콩, 중국 등 세계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정확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훌륭한 테크닉을 배경으로 개인적인 스타일의 센스를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세계 어느 곳이든 뜨거운 감명을 주고 있으며, 매력적이며 거의 중압감을 주지 않는 연주법, 점잖고 리드미컬하면서도 잔잔한 멜로디는 신선함을 표현하며 아주 빠른 스케일로 흐르는 재능 있는 손은 믿기 어려운 천상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신이 내린 손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오승국 초청 기타 독주회

때 : 1989년 2월 16일

장소 : 한양대학교 백남음악관

 

 

오승국 김병식 조인트 콘서트

때 : 1989년 7월 18일

장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에드와르도 페르난데스 기타 독주회

때 : 1989년 12월 18일

장소 : 호암아트홀

 

 

오승국 기타 독주회

때 : 1990년 4월 18일

장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오승국 기타 독주회

때 : 1991년 5월 20일

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오승국 초청 기타 독주회

때 : 1991년 5월 24일

장소 : 충주 문화회관 대강당

 

 

 

 

 

그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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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 30년 가까이 흘렀다

 

 

에드와르도 페르난데스 & 오승국 듀오 기타 리사이틀

때 : 2019년 3월 8일

장소 : 반포 심산아트홀

 

 

 

 

가장 최근에 기타 콘서트를 다녀온 것이 언제인지 지인이 물러보길래, 음...... 한참을 생각해 얻은 답이 몇 년 전에 괴산에서 있었던 브라질 출신의 파브리시오 마토스의 콘서트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때가 2016년이니까 3년이나 되었다. 오래전 오승국 선생님의 문하에서 클래식기타를 전공할 때만 해도 용돈의 대부분을 연주회 티켓을 구입하는데 썼었던 시절이 있었건만 최근 나의 문화생활은 낙제점이다. 일반적인 기준이 아니라 음악을 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주는 점수가 그렇다는 것이다. 쩝!

다행히도 약 30년 전에 기타를 같이 했던 지인의 덕분에 멀리했던 기타 음악을 다시 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였고, 기타 음악과 기타리스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뭄에 콩 나듯 있었다. 몇 번은 신촌에서 레슨을 하시는 오승국 선생님을 찾아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아 자주 찾아뵙지 못한 상황에서 오승국 선생님과 페르난데스의 연주소식을 접했고, 반가운 마음과 우려 섞인 목소리로 콘서트가 언제인지를 물어봤다. 내가 갈 수 있는 요일인지 아닌지가 가장 궁금했기 때문이다. 옛날에 음악에 몸담았던 시절에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잘도 찾아다녔는데, 직장생활에 찌든 내겐 마음은 있으나 요일이 맞지 않아 막상 달려가지 못하는 아쉬운 버스킹이 더러 있었기에, 콘서트 소식을 들으면 해당요일부터 물어보는 것이 거의 습관화되어 있다......

금요일!! 평일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어딜 간 적이 거의 없었던 지라, 너무도 빠듯한 거리라, 아니 달려도 달려도 지각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라, 아쉬움을 토로하고 콘서트 날짜를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러던 연주회 며칠 전 지인이 티켓을 내밀며 "시간 내서 한번 와봐!"라고 한다. 그날이 내 생일이기도 해서 콘서트 티켓이 생일선물이라고 생각하니 감히 뿌리칠 수도 없었고, 마음만큼은 꼭 가보고 싶었던 콘서트였고, 오승국 선생님 뵌 지도 너무나 오래고,..... 그럼 한번 달려봐!!??

 

 

콘서트 당일, 칼퇴근을 감행한다. 늘상 자차로만 이동하다가 대중교통을, 게다가 평일 퇴근시간에 반포에 있는 심산아트홀을 처음으로 찾아가는 것은 매우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갈아타는 곳을 잘 몰라 사전에 인터넷 검색을 충분히 했건만 난처하기는 매한가지ㅠㅠ. 대한민국 전철역 이름은 어찌 그리 생소한지... 분명히 동네이름 위주로 역이름을 만들었을 텐데, 서울에서 40년을 넘게 살았는데 어찌 그리 낯설든지~

결국 예상보다 늦은 시간에 구반포역에 도착했고 어둠 속에 가려진 심산아트홀을 찾아 가느라 투혼을 다했다. 가는 길에 이정표도 없었고, 멀리서 확인할 수 있는 입간판도 없었다. 지나는 사람들도 심산아트홀을 몰랐다.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얻어 목적지 100미터 앞에 도달해서야 확신이 가는 건물을 발견했다. 하지만 건물에 들어서서도 연주홀이 어디인지 물어야 할 정도로 힘든 여정이었다. 

건물 내에서 한층 올라가는 계단에서 만난 위의 포스터가 어찌나 반갑던지~

그리도 반가운 포스터이건만 포스터에 보이는 오타는 여전히 눈에 크게 들어온다. 다른 건 몰라도 연주자 이름을 바꾸는 것은 너무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1989년에는 에드왈도, 이번 콘서트에서는 에듀와르도! 그래도 이건 한글이니까 페르난데스가 모르고 넘어간다고 하지만 영문자 스펠링을 실수한 것은 좀~

 

 

콘서트장 입구에 다다랐다. 모니터엔 오늘의 주인공중 한 사람인 페르난데스가 연주 중이다. 예상은 했지만, 그리고 지인에게서 들었지만 "연주 중에는 출입금지" 룰이 확실하게 지켜져 페르난데스의 독주 관람은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 성능이 좋지 못한 스피커를 통해 빌라로보스 연습곡 마지막을 들으며 숨을 골랐다.

30년 전보다 많이 차분해졌다. 세계적인 대가의 연주를 "30년 전보다 많이 차분해졌다."라는 말로 감히 평가함은 나의 현실을 감안하다면 부끄러운 평가가 될 수 있겠지만, 테크닉적인 기교에 능한 기타리스트로 기억되던 페르난데스의 연주가 30년이 지나 "많이 차분해졌다!"로 느껴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루했었던 대기시간이 끝나고 직원의 안내를 받아 드디어 콘서트홀에 입성했다.

 

 

늦게 입성한 탓에 거의 뒷줄에 자리했다. 어두운 객석에서도 지인은 이내 나를 확인하고 나란히 자리에 앉아 나름 편안하게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오승국 선생님의 연주에 빠르게 심취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감동스러운 연주였다.

평일 콘서트 관람에서 필연적으로 따르는 뱃속의 진동은 혹시 다른 사람이 들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꼬르륵~소리는 내게 크게 느껴졌다. 

"연주 중 사진촬영금지".... 그래서 모든 연주가 끝나고 스마트폰에 사진 한 장 담아봤다. 조금 더 거리가 가까웠다면, 스마트폰이 아닌 카메라를 챙겨 왔다면,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있었지만 사진을 담아내고자 찾아간 콘서트가 아니라 스승의 연주를 오랜만에 듣고자 찾아간 콘서트라 사진 욕심 많은 사람이지만 그리 큰 불만은 없었다. 오랜 세월 찌든 귀를 스케일링받을 수 있는 좋은 연주 덕분에 사진에 대한 불만해소가 가능했을 것이다. 

 

 

아무도 없는 듯 조용했던 연주홀에 작은 조명들이 켜지기 시작했다. 다들 한 장씩은 담아내고자 하는 열정을 보여 그 어떤 순간보다도 분주한 연주홀이었다. 이 또한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금지령에 참았던 행위를 실현함이란 이렇게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모든 일정이 끝났다. 어서 배를 채워야 하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잠시나마 얼굴을 봐야만 했다. 그 마음은 지인도 마찬가지였고, 이날 심산아트홀을 찾았던 많은 기타 애호가들이 같은 마음으로 자리를 지킨다. 없었던 사인회는 못내 아쉬웠다.^^

 

 

Photo by Lee WS

사진도 순서가 있다. 기웃거리기를 한참, 내 순서가 왔다. 원래는 카메라를 다른 이에게 맡기고 지인과 나, 그리고 주인공인 오승국 선생님과 함께 사진을 완성하고자 했으나, 현장상황은 그리 여유롭지가 않아 결국 위와 같은 한 장의 사진을 마련했다. 지인의 희생으로 얻어진 값진 결과물이었고, 당연한 얘기지만 진사는 사진에 나오지 않는 법... 

최고와 최고의 만남, 자주 찾아뵙지 못한 아쉬움의 해소, 잠시나마의 힐링, 생일선물에 대한 완성,... 이는 평생토록 기억해야 할 부분이지만, 연주전용홀이 아닌 강당 수준의 공간, 그리 편하지 못했던 객석, 포스터와 티켓에 잘못 기재된 이름, 연주가 명성에 비해 적은 수의 청중, 그리고 연주자 사인회의 부재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귀는 과분한 포만감을 느꼈지만 뱃속은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빠르게 이동하여 그들을 진정시키고 이제는 다시 일상을 향해 분주한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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