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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구부러진 십자가, 빛난이슬 성동교회(파주 프로방스 옆)

by 죽나향 2023.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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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탄현면 매봉길 17-5 대한예수교 장로회 '빛난이슬 성동교회'

이곳이 어디냐 하면 다름 아닌 파주 프로방스 바로 옆에 있는 작은 교회입니다. 프로방스마을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일요일 오후 프로방스 주차장에 당도하여 처음 눈에 든 것은 파스텔 톤의 프로방스 마을과 프로방스 마을 건너편, 그러니까 유재은 베이커리 건너편길 뒤쪽의 구부러진 십자가가 달린 교회입니다.

일반적으로 교회의 십자가는 곧게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데 이 교회의 십자가는 마치 어린아이가 허리 숙여 인사를 하듯 구부러져있어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원래 목적인 프로방스 마을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지요~ 시간이 흘러 사진을 모두 찍고 나서 다시금 그 구부러진 십자가가 눈에 띄어 함께한 지인과 탐방?을 해보기로 결정하고 좁은 골목길을 통해 교회에 당도했습니다. 말이 거창하여 탐방이지 실은 구부러진 십자가가 신기하기도 했고, 보통의 경우 외롭게 하나의 십자가가 크게 자리 잡을 지붕에 작고 예쁜 자연색, 빨강 초록 파랑의 십자가 셋이 있기에 카메라에 담아보고자 함이었지요~

 

바로 아래 사진입니다. 도착하여 처음 카메라에 담은 사진입니다.

사진을 찍었으니 가던 길 가면 되지만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왜냐고요? ㅎㅎ 그 이유가 바로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사진을 찍고 잠시 교회 앞에서 서성이던 중 파마를 하고 눈이 아주 작으신 어느 분이 "커피 한잔 하실래요?" 합니다. '나보고 하는 얘기가 맞나?' 그렇게 어리둥절한 사이에 "들어오세요~ 들어와 커피 한잔 하세요~"

환청은 아니었습니다. 지인도 머뭇거립니다. 저처럼 조금은 당황했을 겁니다. ㅎㅎ

조금 전에 유재은 베이커리에서 커피를 한잔 했지만 거절할 수 없는 뭔가가 얼떨결에 순간이동을 하게 합니다. 인사 아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버렸고 지인도 덩달아 자리를 같이합니다. 첫 이야기와는 다르게 커피뿐만이 아니라 먹고 있던 케이크도 일부가 잘려 제 앞으로 공수됩니다. 처음의 당황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어 있었지요 ~~

 

전 종교가 없습니다. 과거의 누적된 경험에 의해 종교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기독교는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이 많아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지요~ 그런데 교회에서 커피를 주고 케이크를 줍니다. 지나가는 행인 1에게...

빛난이슬 성동교회

 

 

그들의 대화는 극히 일상적인 대화였습니다. 제게 대하는 태도나 언어 또한 극히 일상의 것들이었습니다. 전혀 종교적인 단어나 요구가 없는, 그저 일상의 얘기들이었지요~ 그들의 일상에 잠시 행인 1이 끼어든 것일 뿐 기독교, 하느님은 없었지요~

빛난이슬 성동교회

 

 

성동교회는 지금의 목사님이 만든 교회는 아니었나 봅니다. 원래 성동교회가 존재했었고 세월이 흘러 성동교회가 폐허가 되고, 그리고 지금의 목사님이 이 마을의 아주 작은 집으로 이사 오면서 개척교회가 만들어졌나 봅니다. 이전의 성동교회는 작은 동네 교회에서는 필수인 마을 주민과의 교류가 부족하여 일명 예수쟁이로 낙인이 찍혔나 봅니다. 세월은 흘렀지만 마을 사람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예수쟁이가 하나 더 들어온 셈이었지요~ 지금의 성동교회 목사님이 고생을 참 많이 했나 봅니다. 마을 사람들의 굳어진 생각을 풀어내어 다시 교류의 장이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까지는...

빛난이슬 성동교회

 

 

세월이 흘러 목사님은 폐허가되어있던 성동교회를 새롭게 만들어가기 시작했나 봅니다. 교회를 외면했던 마을 사람들도 하나하나 시선을 모아주기 시작했고, 고구마, 감자 등 농사지은 채소, 과일들을 교회에 하나하나 던져놓고 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그 마을 사람들을 처음 대하던 지금의 성동교회 목사님의 모습이 머릿속 뇌리에 살포시 자리합니다. 아마도 "커피 한잔하세요~~"하던 눈 작은 미소가 아니었을까?

빛난이슬 성동교회

 

 

교회는 마치 가정집 같아 보였습니다. 교회의 입구는 응접실 식당 접견실 놀이터로 쓰였고, 작은 화장실, 그리고 모여 모여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였고, 그리고는 따로 공간이 없었지요~ 구부러진 십자가 외에 딱이 찍을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응접실? 바로 옆 공간에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있어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이쁜 그림이 있어 찍고 나니 화장실이었지요~~ㅎㅎ

빛난이슬 성동교회

 

 

교회의 메인공간?(실은 이 공간을 뭐라고 하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혹 예배실?)에서 밖을 내다봅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그 메인공간에서 또다시 밖을 내다봅니다. 저곳이 주방이자 응접실..... 왼쪽이 목사님 같아 보이네요~~

빛난이슬 성동교회

 

 

잠시 옥상에 올랐습니다. 프로방스의 일부로 보이는 레스토랑? 이 보입니다. 레스토랑으로 영업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반 가정집인지 겉으로 봐서는 잘 모르겠네요...

빛난이슬 성동교회

 

 

옥상에 오른 이유는 구부러진 십자가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여 찍은 '구부러진 십자가'입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이날의 행사는 모두 끝이난 모양입니다. 교회를 찾은 아이들의 모습은 마치 놀이터를 찾은 듯 노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날씨가 꽤 더운 탓인지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옷이 여기저기 젖어있었지요~ 그러나 옷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지요 ㅎㅎ

빛난이슬 성동교회

 

 

작은 '빛난이슬 성동교회'에는 번듯한 작품을 걸어둘 만한 넓은 벽이 없습니다. 얼핏 어른들이 스케치를 하고 아이들이 색을 입힌 작품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냥 도화지인가 봅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프로방스마을에서 화실을 하시는 분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너무~~~~ 어렵습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주소를 알리는 문패와 교회의 일부인 작은 창입니다. 창에는 건너편 가정집 한 채가 뽀얗게 교회 안으로 녹아듭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못 쓰는 전기장판으로 보이는 곳에 물을 뿌리고 거기서 짧은 미끄럼을 탑니다. 더 이상의 장난감은 필요 없어 보입니다. 자동으로 트위스트 춤을.....^^~

빛난이슬 성동교회

 

 

커피를 모두 마셨습니다. 작은 접시에 내어진 케이크도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할 일은 모두 마친 셈입니다. 프로방스에서 지인이 구입한 마늘빵을 테이블에 내어놓았으나 기어이 다시 챙겨주십니다. 다음에 지나는 길 있으면 다시 들러달라 합니다. 다음에 지나는 길 있으면 다시 들러볼 겁니다.

빛난이슬 성동교회

 

 

커다란 교회는 싫어합니다. 돈이 많은 교회는 싫어합니다. 성탄절에 화려한 교회는 더더욱 싫어합니다. 다른 교회와 경쟁하는 교회는 경멸합니다. 종교를 가지는 데 있어 불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살면서 이렇게 이쁜 교회는 처음입니다.^^*[2015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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