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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네스북에 오른 인천항 곡물창고(사일로-Silo)

by 죽나향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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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공사 시작하여 2019년까지, 그러니까 10년이 훌쩍 넘는 공사 기간을 할애한 월미 바다열차를 개통한 지 약 3년 만에 탑승해 봤다. 그간 방치와 재공사를 반복하며 흉물스러운 폐놀이기구로 전락할 뻔했던 월미 바다열차. 거금 8,000원을 들여 열차에 탑승, 그 창고를 촬영하러 간다.

인천 월미바다열차 티켓
인천 월미바다열차 티켓

 

 

알기로는 이 열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그 창고를 촬영하기가 곤란한 것으로 안다. 물론 성능 좋은 드론을 이용한다면 멋진 앵글이 나올 수 있지만.

인천 월미바다열차
인천 월미바다열차

 

 

그런데, 창고를 찍는다고? 무슨 창고이길래 돈을 들여 찍어? 멋진 빌딩도 아닌 것을. 유서 깊은 건물도 아닌 것을. 고작 창고를?
그렇다 창고다. 자칫 공사가 중단되었던 월미 바다열차처럼 인천항 어느 구석에 40년째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을 창고!
아래 사진에서 멀리 밀짚모자를 쓰고, 큼지막한 물조리개를 들고, 한 없이 푸른 들판을 달리는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결코 흉물스럽지 않은, 규모에 비해 너무나도 예쁜 창고, 바로 저 창고를 촬영하러 가는 중이다.

인천항 곡물창고-Silo
인천항 곡물창고-Silo

 

 

낡은 산업 시설의 외관을 초대형 벽화로 장식해서 도시 경관을 바꾸는 것을 슈퍼 그래픽 사업이라고 한다. 이 사업은 인천항의 곡물창고 외벽에 적용되어 이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 기록을 인증받았다고 한다.

#1979년 건립 - 40년 전의 낡은 곡물창고
#2020년 - 슈퍼 그래픽 사업 진행
#높이 48m(아파트 20층 높이)

#길이 168m

#폭 31m

#둘레 525m
#22명의 도장 전문가 투입 
#작업 기간 약 100일

#페인트 86만 5,400리터(20톤 트럭 430대)
#도색한 외벽의 면적 23,000제곱미터(축구장의  3배, 참고로 축구장은 150m x 68m)
#비용 5억 5,000만 원
#디자인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미국 IDEA 디자인어워드에서 본상 수상

 

곡물창고(Silo - 사일로 - 곡식이나 사료, 시멘트 등을 저장하기 위한 원통형 대형 창고를 지칭)라고 한다. 아이가 달리던 푸른 들판은 농장이었나 보다.
하필이면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 열차를 이용하다 보니, 게다가 자유롭게 열고 닫을 수 있는 자동차가 아니다 보니, 렌즈를 유리창에 밀착하다시피 하여 한 장 한 장 담아냈다. 나름의 특수효과적인 멋도 있으나 산만함은 피할 수 없다. 또한 열차가 움직이는 선로만이 내게 주어진 촬영 한계점이다 보니 구도에 한계가 많았다. 따라서 다양하지 못한 촬영 결과를 얻었다. ㅠㅠ

곡물창고는 대형 책장에 꽂혀 있는 도톰한 책처럼 보인다. 책은 모두 16권이다. 책마다 개성 있는 디자인과 색채가 입혀졌다. 내 눈에는 고급진 디자인의 원두커피 케이스 같은 느낌이다. 워낙 멀리 있는 벽면이라 표면 질감을 느낄 수 없지만 매끄러운 A4용지와 같은 느낌이며, 세월이 흘러도 변색이 되지 않는 고급 페인트가 이용되었을 것이다. 약간의 파스텔 톤을 지닌 색감이 차~암 고급지다.

인천항 곡물창고-Silo
인천항 곡물창고-Silo

 

인천항 곡물창고-Silo
인천항 곡물창고-Silo

 

 

월미 바다열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처음 사진의 반대쪽에서 담은 사진(바로 위의 사진)이다. 처음 사진의 벽면에는 아이가, 반대편 벽면에는 40년의 세월이 지난 중년의 농부가 자리했다. 그 아이가 나이가 들어 중년의 농부가 된 것은 아닐까? 아니면, 한쪽은 아들이, 나머지 한쪽은 아버지가 그 드넓은 농장을 맡아 경작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것은 아닐까?

뭐든 특별해야 한다. 그래야 상도 받고 기록에도 남는다. 특별함에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나만의 능력이나 가장 무거운, 가장 큰, 가장 높은, 가장 긴, 가장 넓은, 가장 빠른, 가장 먼, 가장 많은 등등의 수식어를 동반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천항에 위치한 곡물창고는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하다.^^*[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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