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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인천 구월동-호텔베이 204

by 죽나향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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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캉스라는 말이 언제부터 생겨난 말인지 잘은 모르지만 내가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단어 중 하나인 것을 보면 최근에 생겨난 말은 아님이 틀림없다. 호캉스는 호텔(Hotel)과 바캉스(Vacance)가 합쳐진 신종어로 호텔을 거점으로 멀리 떠나지 아니하고 근처에서 휴가를 즐긴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따라서 흔한 민박이나 잘해야 펜션 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우리네 서민에게는 호텔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왠지 호사스럽다는 느낌 때문에 은근슬쩍 피해왔는지도 모른다. 호캉스라는 말을 안지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실천?을 해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딸아이의 권유가 없었더라면 이번에도 힘들었을 것이다.^^
원래 휴가를 보내는 장소로 바다를 선택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바다보다는 산이나 계곡이 좋았다. 이번 휴가 역시 북적대는 도심이 아닌 배산임수를 만족하는 펜션 하나 예약해서 조용하게 틀어박혀있다가 오려했는데.... 음..., 그렇게 조용히 거점을 지킬 것이면 호텔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름 저렴한 곳을 선택했는데, 나 사는 곳과 너무 가까운 인천이었다. 하지만, 호텔 안에서 안 나오고 쉴 예정이니 장소는 중요하지 않더라~ 주변 환경까지 고려한다면 호캉스가 아니지. 그렇게, 조용히, 정말이지 휴식만을 위한 호캉스를 떠난다.

너무나 가까운 거리인지라 여행을 간다는 느낌은 없었다.ㅎㅎ 출발한 지 40분이 채 안되어 도착한 인천 구월동의 호텔 베이 204(Hotel Bay 204)! 주변에 먹거리가 많은 곳에 위치하여 호캉스를 즐기기에는 그저 그만이 아닐까 생각된다.

 

 

호텔베이 204 로비
호텔베이 204 로비

호텔 로비 구석에서 찌그러진 채 사진 한 장을 담아본다. 대형 호텔의 로비처럼 회전문을 들어서면 약 30m 전방에 INFORMATION을 한참만에 당도해야 하는 일은 없다. 쪼그만 호텔이다. 위축되는 공간이 아니라 그럴까? 맘이 편하다.

호텔 베이 204에서 '204'의 뜻은 2004년을 줄여서 204로 표현했다. 그러니까 'Since 2004'정도의 의미가 포함된 호텔명이다.

 

 

층별 안내문
층별 안내문

엘리베이터 입구에 있는 층별 안내문이다. 지하 1층은 카페 204가, 1층에는 로비, 주차장, 안내가 있으며, 2층부터 9층까지는 객실이다. 10층에는 로열 스위트룸이, 옥상층에는 Roof Top 204가 자리 잡았다. 내가 묵을 거점을 확인하고 옥상의 Roof Top을 확인하고자 올라갔지만, 더운 날씨 때문인지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 역시 확인을 위해 올라간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10월경이 되어야 이용하는 객이 늘어날 것이다. 주변 경관은, 도심의 한 복판에 자리 잡은 호텔이라 기대할 바는 아니었다. 나 역시 남동공단이 아주 가까운 호텔이라 경관은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경관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고 호캉스를 즐기기 위해 10층 우리의 거점으로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10층 스위트룸 입구
10층 스위트룸 입구

로열 스위트룸 입구에 자리 잡은 소파다. 살짝 익은 사용감이 도리어 편안함을 준다.


1001. 우리 가족을 위한 거점이다.

 

 

1층
1층

음..... 100인치?


음... 천연석?


2층
2층

누워봤다. 우리집 침대와 다르다. 좋다.


벽 쪽으로 딸아이 둘이 자리 잡고, 낭떠러지 쪽에 내가 그 옆에 와이프가 자리를.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철재로 된 계단에 대리석을 깔았다. 호텔 베이 204 홈페이지에 객실명 가운데의 Red라는 문구는 이 계단의 색상 때문이었나 보다.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공간감... 미쳤다!!


세면대

 

돌과 나무만큼 자연스럽고 고급스럽고, 차분한 감을 주는 인테리어가 있을까 싶다.


 

잘 정리된 소품들...


욕조에 물 뿜는 두꺼비
욕조에 물 뿜는 두꺼비

전체적으로 넓디넓은 공간감과 마감재의 고급스러움에 당황했다. 혹시 방이 바뀐 거 아님?? 복층이라는 말은 딸아이에게 들어서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공간임을 염두하고, 거기에 높이를 할애하고, 그것을 적당히 나눈 공간이 아니라 애초에 두 개층의 공간으로 설계했다가 아래층의 천정을 덜어낸 느낌이다. 공간감, 정말 미쳤다!!

적당히 짐을 풀고, 거점에 어느 정도 적응도 하고, 휴식의 시작도 이루어진 것 같고 해서 저녁식사를 먹을까 한다. 걸어서 약 5분 거리에 저녁식사를 위한 공간을 딸아이가 미리 알아뒀다. 외출의 수를 최소로 하고 그 외출의 거리를 최대한 줄이자. 그리고 빠른 거점 복귀를 하자. 내가 처음 즐기는 호캉스는 그랬다.


엘리베이터에 붙여진 메뉴들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돌아와 이용할 생각이다.


저녁식사 장소에 도착했다. 삼겹살 전문점이며 다른 메뉴도 약간 준비되어 있다. '목구멍', 매우 만족-10점을 주고 거점으로 되돌아왔다. 이번 여름휴가와 별도로 다시 한번 가도 좋을 듯하다. 이 목구멍에 대한 리뷰는 맛집 소개 코너에서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주전부리
주전부리

돌아오는 길에 편안한, 즐거운 밤 시간을 위해 준비했다. 노랑 봉지 내에는 다음날 아침에 먹을 삼각김밥과 바나나 우유가 고이 숨어있다.ㅎㅎ


과자 부스러기 뽀사가며 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영화 한 편 때렸다.

 

 

룸서비스를 이용한 커피와 음료
룸서비스를 이용한 커피와 음료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던 전단지가 광고효과를 발하는 순간이다.


우리 가족은 휴가와서도 돈을 번다!
우리 가족은 휴가와서도 돈을 번다!

원카드 놀이다. 설빙 아이스크림 내기다. 이날 우리 큰딸 거덜 났다는.


먹거리에 만족하고 휴식의 심화과정으로 돌입한다. 두꺼비가 실력 발휘를 한다. 저 넓은 욕조를 가득 채우는데 10분이 채 안 걸린다.

 

기억을 더듬어 본다. 네 식구가 한 공간에 몸을 담근 적이 있었는지를... 2022년 여름휴가인 호캉스는 매우 높은 점수를 쌓아간다. 이곳이 집처럼 편안해진다.

오늘 밤은 열 번 이상씩 의식을 되찾아야만 했던 조각 잠에서 탈출하는 밤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다 자식 잘 둔 덕이다.


다음날 아점이다. 약 3분거리에 있는 '월미'라고 하는 일식집이다. 딸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음식점이다. 식사 후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퇴실 준비를 했다. 1박이지만 아쉬움은 없다. 매우 즐거웠다. 그리고 편했다. 그래서 잘 쉬었다. 진정한 휴가가 아닐는지.

차를 몰아 월미도로 향했다.[2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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