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친할머니 슬하에서 자랄 때 세상에 할머니는 단 한분인 줄 알았는데, 할머니는 두 분이며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있다고 친할머니께 배웠습니다. 외할머니의 존재를 알았을 때, 외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 때면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는 시집간 지 얼마 안 된 새댁일 때라 1년에 친정을 한 두 번 갈 수 있던 시절이었을 겁니다. 군대에서 휴가 가듯 어렵게 친정을 간다면 어머니 등에 업힌 손자를 외할머니께서는 무척이나 이뻐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이야기는 상상일 뿐 기억장치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 시절, 친할머니는 자주 볼 수 있지만, 외할머니는 자주 볼 수 없는 세상이었을 겁니다. 분명히.
2박 3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저녁을 먹기 위해 맛집 검색을 했습니다. 마침 가던 길이 중부고속도로라 음성에 있는 맛집 하나가 검색되었는데 상호가 '외할머니 집'입니다. 친정집, 처갓집, 외할머니집... 이 단어들은 단어가 가지는 순수한 기능 외에 특별한 기능이 있는지 마음을 저리게 합니다. 비록 경험이 없는 외할머니지만 '맛집 외할머니집'에 가면 맛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분명히 있을 것만 같아, 집으로 가는 길과는 반대방향임에도 망설임 없이 바로 선택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내비게이션을 따라가 맞이한 곳입니다. 막연하게 상상했던 집과 거의 일치합니다. 외할머니집의 지붕은 왠지 기와지붕이어야만 하는 듯 그렇게 상상했습니다.ㅎㅎ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건물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입구는 매우 작았습니다. 키가 아주 큰 사람은 머리를 한 번쯤 숙여야 들어갈 정도로 높이도 낮아 보였습니다. 물론 그 점이 싫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할머니집 간단 소개
상호 : 외할머니집 본점
구분 : 한식
위치 : 충북 음성군 감곡면 가곡로 230(오궁리 212-10)
감곡 IC근처 1분 거리
전화번호 : 0507-1414-6122
오픈 : 06:30
클로즈 : 20:00
라스트오더 : 19:30
정기휴일 : 매주 월요일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
아침 식사 가능
대표메뉴 : 청국장, 순두부
화장실 : 남녀구분. 비교적 청결. 개선되어야 할 부분 있음.
주차장 : 넉넉함. 대형버스 주차가능
주관적 평가 : 3.9점(5점 만점)
Since 1998년, 생각보다 오래되지는 않았다는 생각과 외할머니집 아래에 '본점'이라는 말에 살짝 당황하긴 했습니다. 체인점? 외할머니집이 여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 여기저기에 널려 있다는 말인가??
주차장은 넉넉합니다. 눈으로 확인까지 해보지는 않았지만 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고 합니다.
출입문의 안팎을 찍은 사진입니다. 왼쪽 사진이 밖에서 본 모습이며, 외부음식과 애완동물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문손잡이는 독특한 형태의 나무를 붙여놓았습니다. 땡겨유!
오른쪽 사진은 실내에서 본 문의 모습입니다. 정감 가는 대목입니다. 밀어유!
실내 전경입니다. 약간은 어두운 실내지만 옛스러운 조명이 따사롭게 객을 맞이합니다. 실내는 사진에 있는 테이블이 전부일 정도로 그리 넓은 편은 아닙니다. 집사람과 저는 한쪽 구석에 자리 잡았습니다.
메뉴판입니다.
청국장(대표 메뉴) 10,000원
옛날 재래식 방법으로 직접 띄운 청국장
해장순두부 10,000원
얼큰하고 시원한 빨간 순두부
외할머니 순두부 10,000원
매일 아침 직접 만들어 더욱 신선하고 담백한 하얀 초당 순두부
뚝배기 제육볶음 11,000원
단일 메뉴이므로 국, 상추, 마늘, 쌈장, 기타 등등 없음
두부전골
소(2인) 조리시간 약 15분 21,000원
중(3인) 조리시간 약 20분 30,000원
대(4인) 조리시간 약 25분 40,000원
그 외 요리에 두부김치와 도토리묵이 있습니다.
외할머니는 매주 월요일 쉬신다고 합니다. 된장과 간장을 판매하고 있으나 구매의사가 생기지는 않았네요. 100% 국산콩으로 4년 이상 숙성된 재래 간장, 된장이라고 합니다.
주문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아 빠르게 테이블이 채워집니다. 집사랑은 뚝배기 제육볶음, 저는 청국장을 주문했습니다. 집사람은 자기 입맛에 맞는 메뉴를 선택, 저는 외할머니집이라는 토속적 이미지 때문에 청국장을 주문했지요. 외부에 적힌 메뉴를 보면 이곳 외할머니집은 청국장과 순두부가 대표메뉴라는 점에서 더더욱 청국장이 끌렸습니다.^^~
반찬은 사진에서 보듯이 단출합니다. 평범했지만 깻잎은 맛이 월등했지요.^^
제가 주문한 청국장입니다. 맛이 순합니다. 많은 분들이 순하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집의 대표메뉴인데 지금껏 맛이 없지는 않았을 겁니다. 만일 맛이 없었다면 체인점이 생겨나질 않았을 겁니다. 청국장 맛이 순한데, 많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아 1998년부터 지금까지 대표메뉴로 청국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입맛으로는 단맛이 없는 참외 같습니다. 그래서 참외라기보다는 오이에 가까웠던 것이지요.ㅠㅠ
집사람이 주문한 제육이 제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물로 집사람도 맛에 대해 만족을 표합니다. 청국장 뚝배기를 살짝 물리고는 제육볶음에 손이 갑니다.ㅎㅎ
깻잎이 맛이 좋았습니다. 몇 장 되질 않아 금방 해치웠습니다. 먹다가 불편해 보이는 집사람을 배려하여 깻잎 떼어내기 작업을 돕다가 이무송 노사연의 깻잎 사건으로 이야기가 발전합니다.ㅎㅎ 집사람은 진지하게 묻습니다.
"어쩔?"
저는 이런들 저런들 관계없다.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는 대답이었고, 집사람은 "절대 안 된다!"였습니다.ㅋㅋ
이렇게 만들어진 원산지표시판은 처음 봤습니다. 일단 원산지 표시판이 아니라 원산지 증명서입니다. 외할머니집 메뉴의 주된 원료가 콩이므로 콩을 어디에서 공급받는지에 대한 증명서인 셈입니다.
외할머니집에서 사용하는 콩은 경상북도 구미시 도개면 도개다곡길에 소재하는 샘물영농조합법인으로부터 공급받고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 들렀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미리 밖으로 나가있던 집사람은 화장실에 들어가는 저를 봤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붉게 빛나는 창이 화장실입니다. 어두운 밤에는 외부보다 화장실 내부가 더 밝아 밖에서 화장실 내부가 보입니다. 어이없는 일이니만큼 이점은 빠른 시간 내에 개선되어야 합니다.
총평
- 외할머니집의 대표메뉴는 청국장입니다. 이날 제가 먹었던 청국장은 밍밍했습니다. 물에 한번 헹군 느낌입니다. 도리어 자박자박하게 국물이 배어 있는 뚝배기 제육볶음이 훨씬 맛이 좋았습니다.
- 언급한 대로 화장실 창문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 끝으로, 외할머니의 흔적은 안 보이고 조선족으로 보이는 직원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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