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E-Zen)의 이중드릴비트(이중기리, 접시비트)

 

이중드릴비트 개요

이단스텝드릴, 이중드릴비트, 이중기리, 사라기리, 접시비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모두 하나의 공구를 지칭합니다. 하나의 공구를 지칭하니 이름을 이것저것 사용하지 않고 통일하기로 합니다. 일단 사라와 기리는 일본어이니 그 표현이 포함된 이름은 배제하고 '이중드릴비트'라는 말로 통일하고자 합니다. 다만, 어째서 '사라'라는 단어가 우리네 현장에서 자주, 쉽게 쓰이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면... 우리가 음식점에 가면 앞접시를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앞접시는 우리식으로 순화된 표현이고 원래 쓰이던 말이 바로 사라였습니다. 일식집에서 "회 한 사라 준비해주세요~"에서 사라는 바로 접시라는 뜻의 일본어입니다. 사라기리는 접시라는 뜻과 드릴날이라는 의미를 가진 기리가 합쳐진 말입니다. 그래서 사라기리, 사라기리 하는 겁니다.

아래 사진은 목재에 이중드릴비트로 작업한 후 접시머리나사를 체결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그림에 소질이 없어 도리어 혼돈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푸른색의 굵은 형광펜이 표시된 부분이 목재와 피스(Piece)가 결합되어 붙는(작업 후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 부분입니다.

피스가 목재에 결합되는 모양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이중드릴비트는 일전에 이젠(E-ZEN)의 원터치 피스 스토퍼 홀더를 소개하면서 같이 리뷰를 하려 했으나, 사용 경험이 부족하여 보류되었던 공구입니다. 세월이 흘러 드릴비트를 교체해야 할 정도로 많이 사용하였으니 이제는 이 녀석의 장점에 대하여 논해도 무리가 없겠다 싶네요.

 

이젠의 이중드릴비트의 역할(장점)

1. 목재의 쪼개짐을 방지합니다.
피스를 목재의 한 복판이 아닌 마구리면 쪽으로 이동하여 체결할수록 목재의 쪼개짐 현상은 두드러집니다. 피스가 들어갈 공간을 미리 확보하여 피스로 인한 목재의 팽창 현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양쪽은 이중드릴비트를 이용하여 미리 홀(Hole) 작업을 했으며, 중앙 부분은 그 작업 없이 피스를 체결한 후의 사진입니다. 이렇듯 무늬결 부분과 마구리면에 크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접시머리나사의 머리 부분을 깨끗하게 숨겨줍니다.
접시머리나사와 둥근머리나사의 차이는 나사 체결 후 나사의 돌출 유무로 사용목적을 구분합니다. 접시머리나사는 체결 후 목재의 표면과 같이 평평함을 원할 때 이용하며, 체결 후 다시 분해와 조립의 과정이 필요한 경우 둥근머리나사를 이용합니다. 주로 금속 제품의 조립에 이용됩니다. 이중드릴비트는 접시머리나사를 목재 표면에 깔끔하게 체결하고자 할 때 이용됩니다.

3. 목다보 작업 시 목다보의 자리 마련을 해줍니다.
2번 항목에서 접시머리나사의 머리 부분을 깨끗하게 처리하기 위해 이중드릴비트를 이용한다고 했는데, 간혹의 경우 나사의 흔적조차 지우고 싶은 경우에도 이중드릴비트는 이용됩니다. 두 번째 스텝의 각도 부분의 깊이를 깊게 하여 드릴링해주고, 그 깊이만큼 목다보로 홀(Hole)을 채워줍니다.

첫 번째는 이중드릴비트 작업만, 두 번째는 피스 작업까지, 세 번째는 목다보를 끼워 넣은 모습입니다.


나무의 두께나 목다보의 깊이에 따라 길이 조절이 필요한 경우, 동봉된 육각 렌치를 이용하여 조절합니다.

이젠의 이중드릴비트와 동봉된 육각렌치

4. 이 모든 작업을 오차 없이 세팅할 수 있습니다. 바로 스톱퍼가 장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사진의 첫 번째 공구와 두 번째 공구는 일반 드릴비트를 원하는 용도에 맞춰 가공한 예이며, 세 번째는 스톱퍼를 만들어 끼운 형태입니다. 목재를 다루는 공장이라면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나, 길이가 달라지면 다시 만들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네 번째 공구가 해결해 줍니다.

여러가지 이중드릴비트

 

 

평가

없으면 없는 대로 작업하지만, 있다가 없으면 매우 아쉬운 공구가 바로 이런 아이디어 제품입니다. 알고 보면 간단하지만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재능입니다. 중국산이 아닌 우리나라 이젠이라는 공구 메이커에서 생산된 제품이라 애착도 가고, 사용해보니 목공 작업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이라 생각되어 몇 자 적어봤습니다.^^